계란 기준가격 폐지 이후···가격정보 공백에 시장 혼란 더 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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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3-26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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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지난 2월, 계란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온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통보하면서 빠르면 5월말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60여년 넘게 산지 거래의 기준가격으로 활용돼 온 ‘산지계란거래기준가격’은 없어졌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준가격이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과거 가격이 거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기준가격은 없어졌는데 관성은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며 “생산량 증감에 따라 가격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공정위 담합조사 촉발···산란계협회 공지 중단 불구 60년 이어온 관성 그대로 공정위가 산란계협회를 대상으로 담합조사에 나선 시점은 지난해 6월 16일. 앞서 대한산란계협회는 동절기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만성적인 산란계 질병 등이 겹치면서 계란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며 산지가격을 특란 기준으로 3월 34원, 5월 10원 인상한 바 있다. 이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 집중하던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공정위 조사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과거에는 산지가격이 공지되더라도 시차를 두고 적용됐던 것과 달리, 당시에는 곧바로 반영됐다는 점이 담합 판단의 근거가 됐다는 게 농식품부의 전언이다. 공정위가 담합조사에 나서자 산란계협회는 산지거래가격 공지를 중단했다. 협회 관계자는 “생산량과 향후 수급전망 등을 토대로 산지 농가들이 유통인과 거래할 때 가격의 기준선을 제공한 것이지 ‘이 가격에 거래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행위를 담합이라고 보고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했고,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더 이상 산지거래가격을 공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60여년 넘게 이어져온 기준가격 관성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5월을 넘어서면서 생산량이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산란계협회가 마지막으로 공지한 5월 기준가격이 거래 기준으로 활용됐다. 당시 특란 기준 산지거래가격은 개당 190원이었다. 급기야 계란유통인 단체인 한국계란산업협회가 지난해 7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생산성이 회복된 만큼 산지가격도 낮아져야 한다며 산란계협회에 산지가격을 다시 내달라고 요구했지만 산란계협회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격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업계 입장에서는 공정위 조사가 오히려 계란가격을 올린 꼴”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자·농경연 등 협의체 구성, 산지가격 전망 내놨지만···공정위 “논의 자체가 담합” 이 같은 혼란이 이어지자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섰다. 생산자단체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공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자·유통인단체와 함께 수급전망을 맡고 있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계란가격 조사기능을 맡고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계란가격조정협의체’를 구성하고 ‘계란산지가격전망’ 자료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 협의체는 9월 23일을 시작으로 10월 13일·21일과 11월 4일·14일·18일 등 총 6차례에 걸쳐 왕·특·대·중·소란 가격 정보를 제시하며 이전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 가격 정보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물가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조차 담합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고, 계란가격조정협의체 운영도 중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대한산란계협회·한국계란산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생산과 유통을 대표하는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가격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담합’이라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그간 산지 거래의 기준으로 활용됐던 ‘기준가격’은 없어졌다. 따라서 이전에 제공된 가격 역시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협의체가 지난해 11월 18일 마지막으로 제공한 산지가격은 특란 기준 개당 166원이었다. 기준가격 없어졌다는데···마지막 제공된 11월 기준 여전히 영향 문제는 기준가격이 사라졌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여전히 그 가격이 작동하고 있다는 게 계란산업협회의 입장이다. 소비처 납품가격 결정 과정에 과거 제공된 기준가격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계란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동절기에 비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많이 발생했고, 특히 2월 들어서면서 경기도와 충청지역 대형 산란계농장을 중심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계란 생산량이 줄자, 농가들이 마지막으로 제공된 ‘특란 개당 166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면서 “문제는 농가로부터 유통인들이 더 높은 가격에 계란을 샀다고 하더라도 이를 납품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유는 기준가격이 산지농가와 유통인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지 유통업체도 이를 준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계란산업협회 관계자는 “소매업계 입장을 종합하면 ‘기준가격이 166원인데 무슨 소리냐? 그것이 기준가격이니까 농가에게서 비싸게 사더라도 166원 기준에 맞춰 정산해 주겠다’는 식”이라면서 “정부는 기준가격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고, 상당기간 이런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에 ‘개별협상가격에 맞춰 소비자 가격을 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대형유통업체는 일단 담합 여부에 대한 공정위 1심 판결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해졌다. AI 등 외부요인 따라 생산량 변동···기준가격 없어지면 급등락 반복 우려 일반적으로 농축산물의 산지거래가격은 도매시장이나 축산물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형성된 낙찰가격이 기준점이 된다. 그러나 계란은 이 같은 가격 형성 구조가 없어 생산자단체의 ‘산지거래가격’ 공지가 사실상 기준 역할을 해왔다. 업계는 기존 기준가격이 사라진 만큼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준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 동절기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외부 변수로 생산량 변동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격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생산량 감소와 회복 사이에 상당기간을 두고 가격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11일 산란계협회는 “최근 계란값 상승은 AI 발생에 따른 공급량 감소 때문”이라며 “피해 농가가 계란 생산에 가담하기까지는 최소 7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절기에 발생한 AI로 인해 전체 산란계의 약 12%가 살처분 됐고, 국내 하루 계란생산량을 5000만개로 가정했을 경우 하루 600만개의 계란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라’는 공정위의 입장대로라면 산지 계란 가격은 오르는 게 정상이고, 가격 상승국면이 최소 7개월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두영 산란계협회장도 “최근 계란가격 상승은 AI로 인한 공급량 감소에 따른 시장의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 현상”이라고 했다. 유통 구조도 변하고 있다. 계란산업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래 농가를 정해 생산량을 전량 납품받는 방식이었지만, AI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부터는 안정적인 납품물량 확보를 위해 거래 농가를 분산하고, 질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보관창고가 꽉 차더라도 일단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있으면 받아 놓는 방식으로 변했다"고 했다.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과수요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과거에는 유통인들이 (가격 결정의) 칼자루를 쥐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반대”라면서 “산지거래 과정에서 기준점이 될 만한 가격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크게 오르고, 반대로 생산이 늘어도 하락한 가격이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기준점 있어야···‘계란가격동향’ 활용 등 논의 현재 ‘기준가격’ 정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2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하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산지·도매·소매단계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계란가격동향’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 다른 하나는 생산자단체와 유통인단체가 각각 농림축산식품부에 적정 산거거래가격을 전달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적정가격을 공지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가 직접 가격 결정에 관여하는 방식에는 부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 5000만개가량 생산을 기준으로 개당 10원·20원만 조정하더라도 월간 150억원에서 300억원, 연간으로는 1800억원에서 3600억원이 조정된다는 점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격조정 역할을 받아 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계란산업협회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협의체 등의 기구를 구성해 직접 나서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축산물의 유통 및 가격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축산물유통법안에는 농식품부 장관이 매년 축산물의 유통과 가격 관리에 관한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가축의 사육 동향, 도축·출하·재고물량, 소비동향, 해외시장 정보 등을 조사해 분석하는 축산물 수급관측을 실시해 정기적으로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해당법률안이 통과되면 설립되는 한국축산유통진흥원(현 축산물품질평가원)에게는 축산물 수급관측 지원과 가격동향 분석 및 공표지원 업무를 맡긴다. 산지·도매·소매가격 들여다보니···“계란가격, 정말 비싼 것이냐” 문제 제기도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조사해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는 ‘계란 기간별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17일을 기준으로 특란 30개 산지가격은 5363원, 도매가격(선별포장가격)은 5494원이었다. 축평원에 따르면 산지가격은 농가가 유통인에게 넘기는 가격으로 170개소를 대상으로, 도매가격(선별포장가격)은 계란유통업체가 소매단계의 마트 등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40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계란유통업체는 농가에게 5363원에 계란을 사들여 131원을 붙여 소매단계로 넘기는 반면, 같은 날 기준 소비자가격은 6772원으로 유통업체 납품가에 비해 1278원을 더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됐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최종 소비처 유통단계에서는 산지와 도매 간에 발생한 이윤의 10배가량이 붙은 셈이다. 한편, 현재 형성되고 있는 계란가격이 ‘정말 비싼 것이냐’는 근본적인 인식의 문제도 제기된다. 산란계협회는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축산물생산비 조사 자료를 인용 “계란 1개당 생산원가는 약 182원(2만마리 미만 기준)으로 계란농가의 수익률은 생산비 기준으로 주요 농축산물 50개 품목 중 최하위”라고 했고, 계란산업협회도 “유명브랜드 커피숍 카페라떼 한잔 값도 안되는, 30개들이 기준 7000원 가량인 소비자가격이 비싸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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