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수도권지역에 집중된 폭설로 양계농가들의 피해가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폐사 외 닭에 대해서도 가축재해보험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폭설 현장에서 살아남았더라도 축사의 사육 여건 마비에 따라 닭 사육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양일간 경기와 충북 등에 내린 폭설로 인해 양계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농가만 해도 총 100여 개소에 달한다.

문제는 이번 폭설에서 살아남은 닭들을 사육할 방안이 전무하다는데 있다. 이번에 내린 눈은 물기를 머금어 일반 눈보다 2~3배 가량 무거운 ‘습설’이었던 까닭에 대부분 농가의 피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는 완파나 지붕 내려앉음, 계사 전소 등의 사고였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 폭설 피해 농가는 축사 지붕이나 구조물이 무너지고, 케이지가 파손돼 닭을 사육할 여건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란계는 장치산업이라 할 정도로 자동화시설 및 기계 조작이 많다”는 한 경기도의 산란계농가는 “농장이 부분 파손된 경우라도 급이·급수기 등의 자동공급장치는 중간에 부서지거나 휠 경우 작동되지 않는다”면서 “때문에 일부 농가의 경우 닭들이 물과 사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굶어죽는 경우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닭의 질병 문제도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고병원성 AI가 다발하고 있는 만큼 장시간 저온에 노출돼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취약한 닭들을 받아줄 농가가 있을리도 없거니와, AI 특별방역기간에는 사육 중인 닭에 대한 이동승인서가 발급되지 않아 이동도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농장 내 축사의 유휴공간이 없어 닭을 옮겨 사육하기 어렵고, 출하 역시 어린 주령이 많고 노계 출하검사를 하지 않아 도계장 출하 역시 힘든 상황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최근 산란계협회는 폭설 피해가 극심한 일부 회원농가의 산란계군에 대해 랜더링 처리를 지원하는 한편, 폐사 외 살아있는 닭에 대해서도 가축재해보험에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안두영 산란계협회장은 “폭설 피해로 인해 축사 내 사료 투입이 중단된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 살아남은 닭들의 아사나 동사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무너진 케이지로 인해 닭이 외부로 분산돼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커 빠른 시일 내 재해보험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두영 회장은 이어 “정부는 이번 폭설 피해로 축사의 사육 여건이 마비돼 현재 닭 사육이 전혀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해달라”면서 “폐사축 외 살아있는 닭들에 대해서도 가축재해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출처: 축산경제신문